베트남 음식 14편 | 반꾸온(Bánh cuốn) - 하노이 아침을 여는 쌀 전병

 

하노이의 이른 아침, 시장 골목을 걸으면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작은 찜통이 눈에 띕니다. 그 위에서 장인이 얇게 펴낸 쌀 반죽을 고르게 펼쳐 증기로 익힌 뒤, 다진 돼지고기와 목이버섯을 올리고 돌돌 말아내는 모습은 마치 공연을 보는 듯 섬세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음식이 바로 반꾸온(Bánh cuốn), 하노이의 대표적인 아침 거리 음식입니다.

반꾸온은 부드럽고 얇은 쌀 전병 속에 향긋한 고명이 담겨 있어, 가볍지만 든든한 한 끼로 제격입니다. 한국의 만두와 닮았지만, 만두보다 훨씬 얇고 매끄러운 식감 덕분에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매력을 줍니다.


반꾸온의 역사와 특징

반꾸온은 북부 베트남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온 전통 음식입니다. 하노이 사람들은 출근 전, 시장이나 골목의 작은 노점에서 반꾸온을 사 먹으며 하루를 시작하곤 합니다.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얇고 투명한 전병피: 쌀가루 반죽을 천처럼 얇게 쪄내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어진다.

  • 속재료의 조화: 다진 돼지고기, 목이버섯, 양파 등이 향긋하면서도 담백하다.

  • 곁들임 소스: 느억맘(피쉬소스)에 식초, 설탕, 고추, 라임을 넣은 특제 소스가 풍미를 완성한다.

  • 토핑: 튀긴 샬롯과 고수, 때로는 치킨 소시지나 베트남 햄(짜루아, Chả lụa)을 곁들이기도 한다.


집에서 즐기는 반꾸온 레시피

재료 (3~4인분)

  • 쌀가루 200g (또는 반꾸온 전용 가루)

  • 타피오카 전분 50g

  • 물 500ml

  • 다진 돼지고기 200g

  • 목이버섯(잘게 다진 것) 50g

  • 양파(다진 것) 1개

  • 튀긴 샬롯 2큰술

  • 베트남 햄(Chả lụa) 슬라이스 약간

  • 허브(고수, 민트)

양념 소스

  • 피쉬소스 3큰술

  • 라임즙 2큰술

  • 설탕 1큰술

  • 다진 고추 1작은술

  • 물 50ml

만드는 법

  1. 반죽 준비: 쌀가루·타피오카 전분·물·소금을 섞어 묽은 반죽을 만든다.

  2. 속재료 볶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돼지고기·목이버섯을 넣어 간이 배도록 볶는다.

  3. 전병 찌기: 김이 오른 찜판 위에 반죽을 얇게 펼쳐 1분 정도 익힌 뒤 얇은 천을 이용해 들어낸다.

  4. 말기: 전병 위에 속재료를 올리고 돌돌 말아 접시에 담는다.

  5. 마무리: 튀긴 샬롯과 허브, 베트남 햄을 곁들이고, 느억맘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실패 방지 팁

  • 반죽은 반드시 묽게 해야 얇고 투명하게 익는다.

  • 찜판에 얇게 펴는 것이 기술의 핵심. 연습이 필요하다.

  • 소스는 미리 만들어 식혀 두면 맛이 더 깊어진다.


영양 정보

  • 1인분 약 400kcal

  • 저지방, 고단백 아침식사로 적합

  • 알레르기: 어류(피쉬소스), 글루텐(햄류 첨가 시)


현지에서 즐기는 반꾸온 — 하노이 인기 맛집

Bánh Cuốn Bà Hoành

  • 주소: 66 Tô Hiến Thành, Hai Bà Trưng, Hà Nội

  • 특징: 하노이에서 가장 유명한 반꾸온 맛집. 전통적인 방식과 깊은 맛.

Bánh Cuốn Gia Truyền Thanh Vân

  • 주소: 14 Hàng Gà, Hoàn Kiếm, Hà Nội

  • 특징: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노포. 소스가 특히 맛있다고 소문난 곳.

Bánh Cuốn Nóng (노점)

  • 하노이 올드쿼터 골목 곳곳

  • 특징: 김이 모락모락 나는 즉석 조리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저렴하고 현지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음.


여행자를 위한 팁

  • 아침 음식: 반꾸온은 보통 오전에만 판매되므로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 가격: 보통 25,000~40,000동으로 저렴하다.

  • 먹는 방식: 소스를 듬뿍 끼얹고 허브와 함께 먹어야 제 맛.

  • 노점 체험: 유명 가게도 좋지만, 현지 분위기를 원한다면 시장 골목 노점에서 먹는 반꾸온을 추천한다.


마무리

반꾸온은 하노이 사람들의 일상을 대표하는 음식입니다. 얇디얇은 쌀 전병 속에 담긴 따뜻한 속재료와, 달콤짭짤한 느억맘 소스가 만나 부드럽지만 깊은 맛을 내지요.

퍼, 분짜와 더불어 하노이를 대표하는 ‘3대 음식’ 중 하나로 꼽히는 반꾸온은 여행자에게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하노이 아침의 풍경을 온전히 체험하는 순간이 됩니다.

👉 이어지는 **15편에서는 베트남의 대표 해산물 요리, 바인쎄오 해산물 버전(Bánh xèo hải sản)**을 소개합니다.